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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방송에서 소외되는 울릉도, 독도의 현실에 분노하는 주민들

울릉도독도사랑 2020. 9. 14. 06:38

재난방송에서 소외되는 울릉도, 독도의 현실에 분노하는 주민들

 

 

태풍으로 울릉도 일주도로 터널에 올라와 터널을 가로막고 있는 테트라포트

 

지난 제9호 태풍 마이삭, 10호 태풍 하이난 등의 재난 정보에서 동해의 유일한 섬지역인 가울릉도, 독도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다수의 재난 방송과 보도등이 수도권인 육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울릉도는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등으로 인한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울릉군은 9일 오후 3시 기준 태풍으로 울릉 사동항과 남양항, 도동항등 항만과 도로, 공공시설 등 217건이 파손되면서 약 600억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피해 금액만 따지면 지난 2003년 울릉도 최대 피해 사례인 태풍 매미당시 발생한 354억원을 한참 넘어섰다. 이마저도 집계가 진행 중이라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울릉도의 대표 도로인 울릉일주도로도 박살이 났다. 사동~구암 2km 구간 14개소 곳곳에는 도로가 푹 꺼져 지하 바닥이 보일 정도였다. 독도주민숙소는 침수됐고 돌핀호를 포함해 배와 보트 28척이 침몰·파손됐다. 농지에도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면서 염분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으로 파손된 울릉사동신항

 

큰 피해에도 불구, 울릉도와 독도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부분의 방송과 일부 언론은 뒤이은 태풍 하이선이 동쪽으로 틀자 우리나라 관통을 피해 다행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동해상에 있는 유일한 섬지역인 울릉도와 독도 등이 있음에도 간과한 것이다.

 

태풍 하이선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7일 오후 4시쯤부터 경북 내륙에선 비가 그치고 해가 떴지만 울릉도는 파도가 몰아치는 초긴장상태였다. 채팅방에서 군민들은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한 군민은 더이상 재난방송을 않는걸보니 육지는 태풍이 다 지나갔나봅니다라며 태풍의 내륙 통과 이후 줄어든 여론의 관심을 아쉬워했다.

 

사단법인 섬연구소는 육지에서 마이삭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안도하고 있을 때 울릉도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그럼에도 이런 사실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이선이 내륙을 비켜 동해로 빠져나간다고 육지 사람들이 안도할 때 울릉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떤다고 전했다. 이어 섬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냐면서 언론도 정부도 섬 사람들에게 좀 더 큰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9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과 함께 울릉군을 찾아 태풍 피해 현장을 살폈다. 정 총리는 매우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재난 보도 등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섭섭함이 여전히 토로됐다. 울릉군민 A씨는 울릉도에서는 태풍이 이제 막 시작됐는데 동해안만 벗어나면 우리나라를 지났다고 보도한다. 울릉도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고 자조할 정도라며 이번 마이삭 보도를 보고 실망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울릉군민 B씨도 이제는 섭섭하지도 않다. 우리 울릉도, 독도가 안중에도 없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주민끼리는 농담을 섞어 울릉공화국으로 독립하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언론의 수도권 집중 보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비수도권에 큰 피해가 생기더라도 수도권 소재 언론사들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폭염 관련 보도도 한 예다. 대구·경북에서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을 때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다가 서울이 더워지자 언론에서 전기요금 조정목소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보도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견지해야 한다. 수도권이 아닌 피해지역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언론사도 지역 보도 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